[사이언스카페] 15세기 다빈치의 헬리콥터, 드론 소음 줄인다
드론보다 적은 전력으로 양력 발생, 소음도 감소

미술과 음악에 뛰어난 예술가이자 건축가이며 수학과 과학, 의학은 물론 요리까지 잘하는 남자가 있다. 키가 크고 얼굴이 잘생겼으며 검술에도 능통하다. 만화 주인공 그 자체인 남자가 진짜 있었다. 말 그대로 르네상스 인간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모나리자를 그린 화가로만 알고 있다면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만 본 셈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5세기에 그린 헬리콥터 설계도가 오늘날 드론(무인기)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의 업적이 당대에 그치지 않고 600년 지난 미래까지 바꾸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기계공학과의 라자트 미탈(Rajat Mittal), 서정희 교수 연구진은 1480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설계한 ‘공중 나사(aerial screw)’의 원리를 드론에 적용하면 더 적은 전력과 물체를 띄우는 양력(揚力)을 만들고 소음도 줄어든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11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게시됐다. 서정희 교수는 고대 기계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16년부터 존스홉킨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군에서 일하면서 공중 나사를 설계했지만 실제로 제작하거나 시험하지는 않았다고 알려졌다. 공중 나사의 원리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인 아르키메데스가 만든 나선형 펌프와 유사하다. 이른바 아르키메데스 나사(Archimedes' screw)는 물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올리는 기계 장치이다.
나선형의 판이 원통 안에 들어가 있어서, 회전하면 물이 나선을 따라 이동하며 위로 올라간다. 아르키메데스 나사는 이후 관개 시설이나 배에서 물을 퍼낼 때 사용됐다. 공중 나사 역시 사람이 나선형 판을 돌려 공기를 위로 올리면서 기체를 띄우는 원리이다.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공중 나사는 무게 때문에 사람 힘으로 띄우기는 어려웠다고 추정했다. 대신 작은 드론에 사람 대신 전기 모터로 나선형 판을 돌리면 비행이 가능하다고 봤다.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실험)으로 가설을 입증했다.
공중 나사와 날개 두 개가 수평으로 도는 드론의 비행 성능을 인위적으로 바람을 불어주는 풍동(風洞) 장치에서 가상으로 시험했다. 그 결과 같은 크기라면 공중 나사가 더 느리게 회전하면서 같은 양력을 생성할 수 있어 전력을 덜 쓴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가상의 공중 나사 주변의 공기 압력과 바람의 흐름을 측정해 얼마나 큰 소리를 내는지 계산했다. 역시 같은 양의 양력을 낼 때 드론보다 소음이 적게 나왔다. 연구진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설계를 개선해 소음 감소 특성을 유지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드론이 택배나 원격 감시, 응급 서비스처럼 도시에서 많이 사용되면서 소음 공해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드론 개발자들은 비슷한 양력을 더 적은 소음으로 만들 수 있는 엔진을 설계하고 있다. 15세기 다빈치의 설계는 이런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부에선 다빈치가 르네상스기 여러 방면에서 보인 눈부신 업적을 보면 당대인이 아니라 미래에서 온 사람 같다고 했다. 600년 뒤 빛을 볼 기술을 예견했으니 그렇게 생각할 만하다.
미국 보스턴대 공대의 셰릴 그레이스(Sheryl Grace) 교수는 24일 뉴사이언티스지에 “다빈치가 한 것처럼 더 느리게 회전해 같은 추력(推力 밀어 올리는 힘)을 만들 수 있다면 소음이 더 적을 것이라는 저자들의 주장은 옳다“면서도 ”다빈치의 설계가 실제로 유용할 수 있다고 입증하려면 공중에서 호버링(정지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공중을 이동하면서 성능을 시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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